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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우등생, 알고 보니 대단한 녀석이더라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언제나 전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반에서 1등은 아니어도 언제나 5등 안에는 들었고, 예체능 점수도 그럭저럭 좋게 받았습니다. 저는 잘하는 과목과 부족한 과목이 극명하게 나뉘어서 모든 과목에서 평균 이상 점수를 받던 그 친구가 부러웠는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는 우리나라 최고 대학은 아니어도 서울 안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였고, 지금은 자기가 만족하는 일을 하며 가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과거 제가 바라던 인생사와 비슷한데, 평범한 학교를 나와 평범한 직장을 다니고 평범한 가정을 꾸며 평범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으며 그 친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세상에는 평범한 물건도 많이 존재합니다. 특출나지 않지만 크게 부족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보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 말이죠. 이런 걸 보고 무난하다고 표현하는데, 단어 그대로 ‘이렇다 할 단점이나 흠잡을 만한 것이 없다.’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마치 메인스트림 등급 그래픽카드처럼, 최고 성능을 내진 않아도 대부분 게임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셈입니다. 예컨대 모니터로 비유하자면 적당한 품질과 기능을 갖춘 제품이 무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성능을 내어주기에 믿고 사용할 수 있죠. 가령 이번 칼럼으로 다룰 제품도 누구나 만족할 만한 기본기를 갖춘 모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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